금발머리 소녀 ‘골디락스’는 어느 날 숲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곰 가족의 오두막에 들어갔습니다.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식탁에는 수프 세 그릇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막 끓여 뜨거웠고 하나는 식어서 차가웠고 나머지 하나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아 먹기 딱 좋은 상태였습니다. 배가 고팠던 골디락스는 수프를 한 입씩 맛 본 뒤 먹기 적당한 수프를 골라 전부 먹었습니다.
배가 부른 골디락스는 오두막을 둘러보다가 침실에 들어갔습니다. 거기에는 아주 딱딱한 침대, 너무 물렁한 침대, 적당히 탄력적인 침대가 있었습니다. 침대를 본 골디락스는 졸리기 시작했고 적당한 탄력을 가진 침대에서 낮잠을 잤습니다. 그사이 오두막으로 돌아온 곰 가족은
처음 보는 소녀가 그들의 가장 좋은 수프를 먹고 가장 좋은 침대에서 자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화가 난 곰들이 버럭 소리를 질렀고 골디락스는 깜짝 놀라 도망쳤습니다.
영국 전래 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의 줄거리입니다. 이 이야기는 미국 금융 시장인 월가를 통해 경제용어 '골디락스'의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가장 적장한 상태의 것'을 선택하는 골디락스의 행동은 경기침체를 우려할 만큼 얼어붙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과열되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상황을 뜻합니다.
호모사피엔스는 20만 년 전에 지구상에 등장했지만 인류는 1만 년 전에야 농업을 시작했고
7,000년 전에야 문명을 탄생시켰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기후의 변동성이 너무 심하여 번성이 불가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1만 년 전 간빙기 ‘홀로세(the holocene)’에 진입하며 지구의 기후가 극히 안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인류가 문명을 꽃피우고 지금까지 안락하게 누려올 수 있게 한 <너무 덥지도 너무 춥지도 않아 생명체가 살기 딱 좋은> 이 홀로세의 기후가 ‘골디락스’ 그 자체인 셈입니다.
1960년대 후반 이후 인간이 본격적인 대량 생산과 소비의 주체가 되어 자원을 이용한 결과입니다. 결국 인류세는 우리 인간의 활동이 기후를 변화시키는, 지구를 변화시키는 근본적인 원인임을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살기 좋은 골디락스의 기후를 인류가 스스로 종료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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